컬렉션, 미술관을 말하다_사진 / 제6전시실


한국현대사진의 본격적인 태동은 1950년대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변화된 사진가들의 새로운 시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20세기 초반의 사진들이 심미적인 살롱사진(회화주의)의 한계를 지녔던 것에 비해, 해방의 혼란과 전쟁의 처참함을 체험한 사진가들은 피폐한 사회적 현실을 인식하고 사진의 기록적 가치를 부각시킨 리얼리즘 사진을 시도하였다. 임응식, 이형록, 정범태 등은 ‘생활주의 리얼리즘’이라는 집단적인 사진 창작 태도를 통해 독자적인 사진의 위상을 구축했다. 1970-80년대를 거치면서 한국현대사진은 객관적 현실 인식과 기록성을 보여준 전형적 리얼리즘 방식을 탈피하여 사진가 주체의 독자적인 시각과 피사체에 대한 과감한 접근이 돋보이는 작가주의 사진으로 확대되었다.

1980년대 말, 국제 사진의 최신 경향을 습득한 젊은 작가들은 활발한 실험을 통해 장르의 한계를 넘어서는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였다. 사진 을 이용한 대형 콜라주 작업과 이미지의 변형, 조작은 전통적인 사진 형식을 극단적으로 파괴하는 것이었으며, 사진을 현대미술의 독창적 표현영역의 한 부분으로써 확대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1990년대를 거치면서 한국현대사진은 다양한 연출 사진의 등장, 비디오, 뉴미디어와의 결합 등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는 실험적이며,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본 전시실은 1950년대 이후 현재까지 한국현대사진의 특징적인 모습들을 조망한다. 전시실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도입부는 1950-70년대 전후 격동의 세월을 겪어낸 평범한 이웃들의 다양한 삶의 표정을 포착한 생활주의 리얼리즘의 대표적인 사진들이 전시된다. 특히 사진의 객관적인 기록성을 뛰어넘어 뚜렷한 작가적 시각과 문제의식을 드러낸 주명덕의 작업은 작가주의 리얼리즘의 대표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두 번째 섹션은 육명심, 오형근 등 평범한 인물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을 통해 각 인물들의 표피적 전형성을 뛰어 넘은 초상 사진들을 선보인다. 세 번째 섹션은 1980년대 말 이후 시도된 다양한 실험적 사진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선정되었다. 구본창의 대형 사진 콜라주, 동판화와 혼합된 김대수의 사진, 문구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컬러 스티커를 거대하게 확대시킨 황규태의 사진 등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하게 확장된 현대 사진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한국현대사진의 방대한 영역 중 특징적인 사진 경향의 일부만을 보여주고 있다. 반세기를 거치면서 진행 되어온 한국현대사진의 흐름속에서 주목되어야할 다양한 사진의 경향들과 주요 작가들은 사진 컬렉션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와 연구를 거쳐 지속적으로 소개될 것이다. 컬렉션은 미술관의 존재를 증명하고, 미술관의 위상과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도구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술관의 사진 컬렉션이 명실 공히 한국현대사진을 대표하는 컬렉션으로 인정받기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컬렉션, 미술관을 말하다_사진